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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개
제목 : 파묘 (Exhuma), (*깨뜨릴 파, 무덤 묘 '묘를 깨뜨려 없앤다' 또는 이장한다는 뜻)
개봉일 : 2024년 2월 22일(목)
감독 : 장재현 감독
출연진 :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오컬트 15세 관람가
제작/배급 : 쇼박스, 파인타운 프로덕션 / 쇼박스
| 캐릭터
상덕(최민식 배우) : 땅을 찾는 풍수사, 돈을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땅의 가치를 지키려는 40년 경력의 풍수사
화림(김고은 배우) : 원혼을 달래는 무당, 대살굿을 전문으로 하는 무당
영근(유해진 배우) : 예를 갖추는 장의사, 대통령 장의도 치를 만큼 능력 있는 명성 있는 장의사
봉길(이도현 배우) : 경문을 외는 무당, 야구 선수였으나 신병으로 인해 경문을 외우는 무당이 된 MZ무당
| 전체 줄거리
영화의 시작은 미국에서 태어난 부잣집의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병을 앓고 차도가 없자 아이의 아버지인 박지용(김재철 분)은 거액을 써 유명한 무당 이화림과 봉길을 미국 LA로 부릅니다. 이들은 아이의 상태를 확인한 후 병의 원인이 묫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챕니다. 조부의 묫자리를 이장하기로 하고 풍수사(최민식)와 장의사(유해진)가 합류해 이장을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기이한 장소에 있었던 묘는 이름도 없고 숫자만 적힌 묘비만 세워져 있었고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이 생각하기에 절대 사람이 묻히면 안 되는 '악지'였던 것입니다. 풍수사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무당의 요청으로 파묘를 하게 되는데, 모든 작업을 마치고 내려오던 그곳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무엇인가가 나오게 됩니다.
(*스포 있음. 아직 안보신 분들은 조심)
| 전반부 : 토속 오컬트 적인 분위기로 긴장감을 고도로 조성
파묘의 전반부는 오컬트적 요소를 가득 담아낸 영화입니다. 조상의 묘라는 한국적이면서도 '파묘'라는 무서운 설정을 도입하여 기이하고 미스터리 한 일들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긴장감을 관객들에게 주입합니다. 또한 우리의 생활 속에서도 간간이 들려오는 설화라서 그런지 한층 더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영화 전반부 파묘 대상자였던 박지용의 할아버지는 알고보니 일제강점기 민족을 반역하여 나라를 팔아먹었던 친일파였습니다. 가족 모두 알고 있지만 모른 체하며 살아왔던 것입니다. 파묘를 마치고 어떤 사소한 일로 인해 당일에 화장을 하지 못하고 손 없는 날에 화장을 하기 위해 영안실에 불법으로 안치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욕심으로 관을 열지 말라던 약속을 어기게 되어 혼령이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때부터 연관된 자손들을 모두 죽이기 시작합니다. 파묘를 요청한 손자 박지용의 몸속에 빙의되어 친일을 맹세하는 문구를 읊으며 죽기 직전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라는 말을 남기고 끝내 목숨을 잃습니다.
| 후반부 : 쇠말뚝과 오니(도깨비)로 대한민국 정기를 끊으려고한 일제강점기
앞서 설명글에서 말한 파묘할 당시 사소한 일로 인해 피해를 입게된 인부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성덕(최민식 분)은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여기부터 새로운 반전을 맞이하며 극의 흐름이 변하게 됩니다.
요괴 머리가 달린 뱀 부터 철사로 꽁꽁 묶여 수직으로 묻혀 있는 거대한 관, 게다가 박지용 조부 묫자리 아래에는 일본 요괴를 불리는 오니가 묻혀 있었습니다. 영화 속 오니는 일본 전국시대 당시 활동한 사무라이, 왜군 장수였던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극 중 오니는 일본식 불경을 외울 뿐 아니라 관 안에서는 일본 무사 투구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오컬트적 요소로 포장한 한반도를 침략했던 일본의 악행과 잔재를 없애겠다는 독립운동(또는 항쟁)과 같은 영화적 메시지가 짙게 묻어나온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김상덕이 오니를 물리칠 때 영화 중간중간 나오던 '음양오행'의 뜻이 발현 됩니다. 다시 한번 짚어보기 위해 이미지를 발췌해 왔습니다.
한번 살펴보시면 어떻게 흘러가는지, 왜 그렇게 사용이 되었는지, 서로의 상극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음양오행(陰陽五行)은 동양의 전통 철학에서 나타나는 기본적인 개념으로, 주로 중국의 오행(五行) 체계에서 유래하였습니다. 한국, 일본 등 다양한 동양 문화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개념은 자연의 다양한 현상과 상호 관계를 설명하는 데 사용되며, 음양은 균형을 이루는 이원성을, 오행은 다섯 가지 기본적인 원소를 나타냅니다.
음양 (Yin and Yang):
- 의미: 모든 것은 양(陽)과 음(陰)의 이원성을 가지며, 양은 밝고 활동적인 특성을, 음은 어두우며 수동적인 특성을 나타냅니다.
- 상호 관계: 양과 음은 상호 보완적이며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개념으로, 양이 증가하면 음이 감소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행 (Five Elements):
오행은 자연의 다양한 현상을 다섯 가지 기본 원소로 설명하는데 사용됩니다. 각 원소는 특정한 속성과 상호 작용을 나타냅니다.
- 나무(Wood): 성장, 발전, 확장과 관련되며, 음성으로 묘사됩니다.
- 불(Fire): 열, 활동, 에너지와 관련되며, 양성으로 묘사됩니다.
- 흙(Earth): 안정, 실체, 균형과 관련되며, 음성으로 묘사됩니다.
- 금(Metal): 정화, 수련, 정렬과 관련되며, 양성으로 묘사됩니다.
- 물(Water): 흐름, 변화, 조용함과 관련되며, 음성으로 묘사됩니다.
| 숨은 디테일들
비행기 장면
미국에 있는 의뢰인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화림과 봉길에게 스튜어디스는 일본어로 서비스를 합니다. 화림은 한국인이라고 말했음에도 승무원이 계속 일본어로 응대를 합니다. 이에 화림은 굉장히 불쾌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 영화의 전체 내용을 함축적으로 묘사한 오프닝이라고 생각됩니다.
차량번호
고영근이 운행하는 운구차의 차량 번호는 1945 - 광복 연도
김상덕이 운행하는 차량 번호는 0815 - 광복절
이화림의 운행하는 차량 번호는 0301 - 3.1절 독립운동
캐릭터 이름
영화 속 캐릭터 이름 모두 실제 독립운동가들의 성함을 따 왔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입니다. 김상덕, 고영근, 이화림, 윤봉길 등 모두 일제에 맞서 싸운 실제 독립운동가 분들 이십니다. 또한 마지막 혈투에 피 묻은 곡괭이 자루에도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도굴꾼 무리의 이름이 '철현단'이라고 소개되는데 이 이름 역시 실제 독립운동 단체의 명칭이라고 합니다. 보국사 스님이 전하기를 이들은 대게 잡혀가거나 북으로 갔다고 하는데 북으로 갔다는 뜻은 간도 독립운동이라고 하네요.
'보국사' 절 이름 또한 나라를 키진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보국사를 창건하신 스님의 이름인 원봉 스님 역시 독립운동가 김원봉의 이름을 따르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기순애' 스님은 알고보니 정체가 일본인 음양사를 뜻하는 말이었고 기순애 이름 뜻은 일본어로 키츠네, 즉 '여우'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x종 키츠네 의문패)
100원짜리 동전
상덕이 친일파 묘의 파묘가 끝난 후 파여진 땅에 100원짜리 동전을 던집니다. 100원짜리 동전에 새겨진 인물은 이순신 장군입니다. 일제와의 전쟁에서 가장 큰 공과 업적을 세운 장군이면서 최민식 배우가 명량에서 한 역할도 이순신 장군이었기 때문에 넣은 장면 같습니다.
결혼식 단체 사진
독립운동가들이 거사를 치루기 전이나 후에 가장 수려하게 차려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처럼 기록한 장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영화 파묘 감상 후기 총평
기승전결이 뚜렷한 영화라서 줄거리와 결말 해석이 어렵지는 않을 거라 예상됩니다. 하지만 숨은 디테일들이 곳곳에 묻어 있어 알고 볼 수록 더욱더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적, 정치적 메시지를 오컬트적 요소와 결합시켜 재미는 물론 흥미롭고 재미있는 생명력이 불어넣어 졌습니다.
일부 관객들은 귀신의 정체가 드러나고 정치적 메시지가 묻어나면서 몰입이 깨졌다는 리뷰도 나오고 있지만 이런 영화구나 하고 미리 알고 가신다면 다소 실망감보다는 신선함과 재미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 캐릭터들의 설정들로 스핀오프 영화 또는 드라마를 제작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캐릭터 개연성이 탄탄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신세계 이후로 그들의 관계를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반가운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해외에서도 K-오컬트로 극찬을 받고 있는 장재현 감독의 야심작으로 흙 색깔부터 소품 하나하나 모두 허투루 쓰지 않을 만큼 디테일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영화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재현 감독님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